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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클래스]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시대의 도래

KPR & Associates 2022. 3. 23. 14:42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시대의 도래

신기술과 만나 메타버스 주역으로 떠오른 ‘게임’
KPR 정광진 이사 기고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 요새 여러 산업 분야에서 자주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game)과 무엇이 되게 만들다는 뜻의 접미사(-fication)가 합쳐져, 게임이 아닌 것에 게임적 사고와 기술을 더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고 사용자의 몰입을 유도하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말로 치면게임화로 풀이됩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2011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게이미피케이션 서밋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는데요. 2013년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최고로 떠오르는 신기술로 게이미피케이션을 꼽기도 했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이용자가 수행해야 하는임무(quest)’와 이에 따른보상(reward)’이 주요 메커니즘입니다. , 주어진 임무를 해결하면 보상을 얻는다는 가장 기본적인 게임 원리를 다른 분야에 적용해 참여자의 관심을 유도하고 몰입도를 높입니다.

 

 

#게임 원리 적용해 관심 유도하고 몰입도 높여 

게이미피케이션 핵심요소로 PBL이 많이 언급됩니다. P(Point∙포인트)는 특정 행동에 대한 보상, B(Badge∙뱃지)는 게임 상의 지위 및 성취의 증명, L(Leaderboard∙리더보드)은 랭킹처럼 순위를 나타냄으로써 경쟁과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게이미피케이션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모도인텔리전스는 게이미피케이션 시장이 2019 70억달러에서 매년 30% 성장해 2025년에는 3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게임에 익숙한 MZ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게이미피케이션의 임무 수행과 보상 원리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나이키 런 클럽, 스타벅스 별 적립 마케팅이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힙니다.

 

 

#게임에 익숙한 MZ 세대 겨냥 

출처: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26주 적금

카카오뱅크 26주 적금은 매주 최초 가입 금액만큼 적금을 납입하면 캐릭터가 목표 달성 캘린더의 빈칸을 채워주고, 최종 목표를 달성한 가입자는 연 0.50% 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토스는 모바일 앱 내 만보기 서비스를 통해 걷기 목표를 달성한 고객에게 토스 머니를 적립해주고 있습니다.

 

현대카드와 넥슨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게임사 전용 PLCC(상업자 전용 신용카드)를 출시하면서 카드 신청 및 발급 과정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을 도입, 관련 미션을 수행하면 보너스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게임과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명품 업계도 새로운 수요층으로 떠오른 MZ 세대를 겨냥한 게이미피케이션 마케팅이 활발합니다. 루이비통은 2019 FW 컬렉션과 함께 복고풍 비디오 게임엔드리스 러너를 온라인에 공개했습니다. 마크 제이콥스와 발렌티노는 닌텐도 스위치 게임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 온라인 패션쇼를 열기도 했습니다.

 

구찌는 포켓몬고, 노스페이스와 3자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아바타 전용 패션 아이템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아웃도어 활동에 필요한 티셔츠, 모자, 가방 등으로 아이템이 구성됐으며 각 아이템에는 구찌와 노스페이스 로고를 합친 꽃무늬 패턴이 새겨졌습니다. 구찌는 구찌 앱을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구찌 아케이드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포켓몬고,  포켓몬고와 구찌, 노스페이스가 함께한 콜라보레이션

 

게이미피케이션은 마케팅뿐 아니라 교육, 조직 관리, 사회 문제 해결 등 일상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최근 게이미피케이션이 적용된 메타버스 공간에서 신입사원 연수 및 직무교육을 진행하고 있지요. 유니레버는 게이미피케이션,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디지털 HR의 리더이며, 스마일게이트, 컴투스, 넥슨 등 국내 게임 업체는 게이미피케이션을 접목한 기부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습니다.    

 

 

#AI∙AR∙VR 신기술과 만나 메타버스 주역으로 떠올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0년 전세계 게임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7% 증가한 2,0965,800만 달러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미국영화협회는 2020년 전세계 박스 오피스 시장 규모를 120억 달러로 집계했습니다. 전세계 OTT 플랫폼 시장 규모는 1100억 달러로 추산됩니다. 박스 오피스와 OTT를 합쳐도 게임 시장의 절반을 조금 넘을 뿐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해 1월 스타크래프트로 우리에게 친숙한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발표했습니다. 인수 금액만 82조원에 달하는 MS 역사상, 그리고 게임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인수가 완료되면 MS는 텐센트에 이어 세계 2위 게임 업체가 됩니다.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는 메타버스 전략의 하나로 보여집니다.

 

게임은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같은 신기술과 결합해 메타버스의 주역으로 성장했습니다. 게임 플랫폼이 곧 메타버스 플랫폼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게임은 그 영역을 확장하며 엔터테인먼트, 디지털 휴먼, NFT 등 사방으로 손길을 뻗치고 있습니다.        

 

 

#모두가 게이머다

전세계 PC 시장 1위 업체 레노버(Lenovo)의 게이밍 PC 브랜드리전(Legion)’은 하드코어 게이머만을 타깃하지 않고, ‘Stylish Outside, Savage Inside’라는 컨셉 아래 게임은 물론 일상생활 및 비즈니스에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포지셔닝을 취했습니다. 이에 레노버 리전은모두가 게이머라는 메시지로 유저와 소통하고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출처: 레노버, 레노버 게이밍PC ‘리전’ 지스타 2021 브랜드존

 

과거 게이밍 PC는 게임을 좋아하는 일부 유저의 전유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동 중에도 남녀노소 모두 게임을 즐기고, 로블록스, 제페토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것도 게임하는 것과 다름없어모두가 게이머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는 것 같습니다.     

 

 

#세계관의 확장, 유니버스

게임 업체들은 보유하고 있는 강력한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세계관을 확장합니다. 고유의 유니버스를 넓혀가는 것이지요.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LoL) IP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아케인은 지난해 11월 넷플릭스에 공개돼 탑TV쇼 부문 1위를 기록했습니다. 세계 최초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 ‘매직: 더 개더링역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올해 말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입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PUBG) IP를 활용해 웹툰, 영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확장하는펍지 유니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펍지 유니버스의 단편영화방관자들은 최근 누적 조회수 100만뷰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게임과 NFT의 만남

NFT(대체불가능토큰)는 가상화폐에 쓰이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사진, 동영상, 그림, 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의 인식 값을 매겨 소유권을 부여하는 기술입니다. 베트남 스타트업 '스카이 마비스'가 출시한 '엑시인피니티' 게임의 NFT 판매액은 무려 40억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게임 업계는 기존 게임과 NFT를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이용자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부여한다는 전략입니다. 국내도 넷마블, 위메이드,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등 수많은 게임 업체가 NFT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세상은 게임이 되고 있다

게임이 아닌 것에 게임적 사고와 기술을 더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게이미피케이션을 넘어 게임은 이제 그 자체로 세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2010, 정성일 영화평론가는 영화에 관한 에세이와 인터뷰를 담은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라는 책을 썼습니다. 정성일 평론가가 아쉬워하겠지만 세상은 아직 영화가 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영화위치에게임을 넣는다면 <지금 세상은 게임이 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세상은 게이미피케이션을 넘어 게임 중심(Game-centric) 사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