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인에게 추천하는 미드
<PR인에게 추천하는 미드>
석호필 신드롬을 기억할 것이다. 케이블TV를 통해 미국과 동시에 방영되는 여러 미국드라마들(미드)… 이제는 더 이상 소수 마니아를 위한 외국 드라마가 아닌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잡고 있는 미드. 이러한 미드는 광활한 미국 대륙만큼이나 다양한 설정과 인물들로 즐거움을 선사하고, 때로는 PR인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기도 한다. 재미와 새로운 시각, 거기에 교육적(?)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PR인을 위한 1석 3조의 미드 가이드를 소개한다.
마음을 훔치는 커뮤니케이터를 만나다
언제나 새로운 것을 원하는 고객사에게 열심히 짜낸 아이디어를 선보이는 순간, 기대에 찬 담당자의 표정이 싸늘하게 변하는 것을 보며 절실히 느끼게 되는 것이 바로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점. 같은 이야기라도 좀더 다르게 표현했더라면 고객사의 태클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후회는 PR인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법한 경험이다. 표정만으로 생각을 읽어내고, 한발 앞서 주변인물의 반응을 예측하는 미드 ‘라이투미(Lie to Me)’와 ‘멘탈리스트(Mentalist)’의 주인공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의 능력을 당장이라도 복제해, 담당자의 입맛에 맞는 표현으로 그를 설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라이투미(Lie to Me)는 칼 라이트먼 박사와 그의 동료들이 사람들의 얼굴 표정과 행동을 통해 거짓말을 파악하며 다양한 범죄 사건을 해결하는 심리 수사물이다. 드라마 속에는 수많은 실제 인물들의 사진이 등장해 현실감을 더하며, 미국 대통령의 거짓말을 직접적으로 폭로하기도 하여 미국에서도 이슈를 만들기도 하였다. 미팅 중 오른쪽 눈썹을 실룩대는 고객사의 생각이 궁금한가? 그렇다면 우리도 칼 라이트먼 박사의 비법을 통해 까칠한 고객사의 속마음을 제대로 훔쳐보자.
멘탈리스트(Mentalist)는 상대방의 생각,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심리 전문가 패트릭 제인이 캘리포니아 연방 수사국을 도와 여러 범죄 사건들을 해결하는 이야기로, 과학수사보다는 직감과 관찰력에 의존하는 센스가 돋보이는 심리 수사물이다. 주인공 제인의 청산유수 언변을 듣고 있으면 수사보다 ‘심리게임’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으나, 그의 세심한 관찰력과 빠른 판단력,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여유와 유머만큼은 우리 PR인들이 꼭 배워야 할 요건이 아닌가 싶다.
위기 관리를 벤치마칭 하다
PR인에게 크고 작은 위기는 항상 도사리고 있다. 고객사가 당면할 수 있는 위기를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는 일도 PR인이 꼭 갖춰야 할 능력 중에 하나. 여기서 즐기는 것만으로 위기관리 케이스 스터디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미드 ‘스캔들(Scandal)’과 ‘굿와이프(the good wife)’를 소개한다.
스캔들(Scandal)은 전직 백악관의 위기관리 컨설턴트인 '올리비아 포프'와 그녀의 위기관리 사무소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다. 미디어와 가장 가깝고도 위험한 관계에 있는 백악관에서 벌어진 대통령의 스캔들은 위기관리 전문 컨설턴트에게 구미가 당기는 스릴있는 경험.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올리비아 포프'의 위기관리 대처법을 벤치마킹 해보자.
굿와이프(the good wife)는 주 검사인 남편의 스캔들이 터지면서 그의 아내, 알리샤 플로픽이 가정을 위해 다시 변호사로서 복귀하고 잃어버렸던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 특히, 주인공의 남편 피터 플로릭의 위기관리부터 다시 주 검사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캠페인 담당자 일라이 골드의 과감한 모습은 위기에 대처하는 PR담당자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通하는 트렌드를 파악하다
트렌드를 파악하는 능력은 PR인이 놓쳐서는 안될 덕목 중 하나. 조금이라도 소비자와 미디어의 관심을 끌만한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한 PR인의 노력은 가히 눈물겹다. 새로운 트렌드에 목마른 PR인들을 위해 젊은 세대가 열광한 핫한 드라마 두 편을 추천한다.
미국 상류층 자녀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다룬 가십걸(Gossip Girl)은 한국 막장드라마를 능가하는 스토리와 고가의 명품을 일상복처럼 소화하는 소녀들의 화려한 비주얼로 이슈를 모았다. 특히, 이 드라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온라인을 통해 삽시간에 퍼져나가는 커뮤니케이션 방식. 익명의 운영자가 발신하는 가십 뉴스가 주인공들의 핸드폰에 수신되는 순간, 인물들의 관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새로운 에피소드가 탄생한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반화된 지금, 가십걸은 빠르게 변화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홍수 속에 당신은 어떻게 공중과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가.
가십걸이 최신 트렌드를 ‘소비’하는 이들의 이야기라면 제인바이 디자인(Jane by design)은 트렌드를 탄생시키는 ‘생산자’들의 이야기다. 패션왕이 꿈인 여고생 제인은 패션회사 인턴십을 지원했다가 엉겁결에 수석 디자이너의 정직원 비서가 되어버린다. 세계 패션/뷰티 업계를 선도하는 미국 패션 디자이너들이 어떻게 새로운 시즌의 컬렉션을 준비하고 대중들 앞에 선보이는지 그 소소한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월간지 기자들과 좀더 ‘通’하는 대화를 나누고 싶은 PR인들이라면 드라마 속 대사와 트렌드를 눈여겨 볼 것.
팀플레이로 위로 받다
시간에 쫓기는 업무와 해결책이 보이지 않아 답답한 상황에 놓인 PR인들에게 동료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어깨를 한층 가볍게 만들어 준다. 개성있는 AE들이 모여 시너지를 발휘하는 KPR의 끈끈한 어카운트 팀처럼 완벽한 팀플레이로 사건을 해결하며, 그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미드가 있으니, ‘레버리지(Leverage)’와 ‘번 노티스(Burn Notice)’다.
현대판 로빈훗 이야기인 레버리지(Leverage)는 전직 보험수사관과 도둑, 사기꾼 등 사회적 문제아들이 함께 재력과 권력을 이용해 법망을 피해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은 선량한 사람들을 돕는 내용이다. 드라마는 이들이 작전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실행하는 과정을 꽤 자세하게 그려내고 있는데 에피소드마다 팀원들이 작전을 수행하는 데 있어 그들의 팀웍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번 노티스(Burn Notice)는 부당하게 해고당한 전직 CIA 요원이 고향 마이애미에서 자신에게 내려진 해고 조치를 파헤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재산도, 경력도 없이 마이애미에 홀로 떨어진 주인공은 가족, 여자친구 등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사건을 해결해 나가게 되는데, 주인공이 자신의 해고 사유를 밝히려는 큰 줄거리와 주인공이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주변사람들을 돕는 작은 에피소드로 흥미롭게 이어져 재미를 더한다.
펄떡이는 영어를 보다
PR인들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덕목들 중에서도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빠뜨릴 수 없는 요소. 특히, 외국계 고객사가 많은 KPR에서 영어 의사소통 능력은 필수나 다름없다. 미드로 재미와 영어공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면, ‘미드의 교과서’라 불리는 ‘프렌즈(Friends)’와 ‘위기의 주부들(Desperate Housewives)’에 주목해 보자. 한글 자막의 유혹을 이겨내고, 영어 대사에 집중해본다면 자연스럽게 영어 실력도 향상될 것이다.
설명이 필요없는 미드, 프렌즈(Friends)는 방송이 종료된 지 거의 10년이 흘렀음에도 현재까지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미드. 여섯 명의 서로 다른 캐릭터의 친구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프렌즈는 일상 생활을 소재로 하며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어 영어 회화에 도움이 되는 미드를 찾는 사람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시즌 10까지 이어지는 동안 변화하는 인물들의 모습과 에피소드 중간 중간 등장하는 이색적인 까메오를 찾아보는 것도 프렌즈를 시청하는 재미.
또한 미국 중상위층 주부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위기의 주부들(Desperate Housewives)은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4명의 여주인공을 둘러싼 가족, 친구, 자녀 등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 있다. 아쉽게도 최근 시즌 8을 끝으로 종영되었지만, 미스터리가 숨어있는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는 큰 매력을 선사한다. 매회 오프닝에서 등장하는 정확하고 또박또박한 나레이션과 고급스럽고 클래식한 영어를 구사하는 브리, 전형적인 미국 가정의 모습을 대변하는 르넷과 수잔 등 주인공의 개성이 반영된 여러 표현을 듣고 있노라면, 절로 영어실력이 느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머리를 식히거나 resetting 하다
복잡한 생각없이 단순히 머리를 식히고, 여가를 즐기기 위한 취미로도 미드는 그만이다. 유쾌한 스토리의 시트콤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해주고, 대서사가 있는 미드는 좋은 영화를 본 것과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 미드를 보며 절로 익히는 영어 표현은 덤.
컵케익 사업을 시작한 귀여운 두 친구의 이야기를 그린 투브로크걸(2 broke girls)은 가난하게 태어나 냉소적인 ‘맥스’와 맨하튼의 백만장자 상속녀에서 순식간에 빈털터리가 된 캐롤라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두 사람이 함께 일하는 브룩클린의 허름한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보다 보면, 어느새 두 사람을 응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뉴걸(New Girl)은 남자친구와 헤어진 주인공 제스가 새롭게 이사를 하며 만나게 된 룸메이트들과 겪는 다양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서로를 아껴주는 그들의 우정을 통해 ‘조금 부족해도 괜찮아.’라는 위로를 받을 수 있다. 톡톡튀는 주이디샤넬의 연기도 매력 만점!
미드 역사상 가장 복잡한 미드 중 하나로 꼽히는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은 철왕좌를 차지하려는 7국가의 가문들이 벌이는 세력다툼과 복수, 사랑의 드라마다. 현재 시즌 2를 방영중인 이 드라마는 다양한 왕족과 복잡한 관계들로 전체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수히 많은 등장인물과 이들의 관계를 촘촘히 살펴봐야 한다. 사진 같은 기억력과 소머즈의 이해력을 가진 PR인이여, 이 미드에 도전해 보라!
스릴러, 첩보 미드의 고전으로 불리는 ‘24시’는 국가 안보국 특수요원인 잭 바우어의 활약상을 그리고 있다. 하루동안 일어난 사건을 한 시즌에 걸쳐 보여주는 이색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대통령 후보 암살사건, 핵폭발 테러사건, 바이러스 테러사건, 국방장관 납치사건과 같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들과 시즌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수 많은 미드 폐인을 양산했다.
[사진 출처 – 각 방송사]
l 스캔들(Scandal) 미국 ABC
l 위기의 주부들(Desperate Housewives) 미국 ABC
l 제인 바이 디자인 (Jane by Design) 미국 ABC Family
l 굿와이프(The good wife) 미국 CBS
l 멘탈리스트(The mentalist) 미국 CBS
l 투 브로크 걸즈(Two Broke Girls) 미국 CBS
l 가십걸(Gossip Girl) 미국 CWTV
l 라이투미(Lie to me) 미국 FOX
l 뉴 걸(New Girl) 미국 FOX
l 24 미국FOX
l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 미국 HBO
l 프렌즈(Friends) 미국 NBC
l 레버리지(Leverage) 미국 TNT
l 번 노티스(Burn Notice) 미국 USA 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