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RE MEXICO 10K를 가다!

뉴요커, 멕시코로 떠나다

KPR에는 슬픈 전설이 아닌 KPR만의 레전드가 있습니다. 3층에 있는 회의실 겸 휴게실로 이용되는 작은 방을 뉴욕이라고 부르는데, 커다란 쇼파가 있다 보니, 대형 프로젝트로 인하여 밤샘 야근이 잦은 기간 동안에 마치 이곳을 집처럼 애용하는 사람을 일컬어 뉴요커라고 합니다.


비록 Central Park 대신에 장충단공원을 거닐며, Time Square의 빌보드 대신에 광희사거리 앞 전광판이 더 익숙한 것이 현실이지만, 뉴요커만큼이나 바쁘게 살아가면서, 겉보기에는 차갑지만 자신의 account 에게는 따뜻한 도시적 애정을 쏟는 KPR인을 일컫는 말입니다.



농담 같은 서론이 매우 길어졌지만, 저희 스포츠마케팅팀에서는 2008년부터 매년 가을 고객사인 나이키스포츠가 서울시와 공동 주최하는 Global 대형 러닝 이벤트의 기획 및 진행을 맡아오고 있습니다. 2008년 및 2009년의 “The Human Race 10K”에 이어 2010년에는 “We Run Seoul 10K”를 성공리에 마쳤습니다. 물론 이 이벤트 담당자였던 저는 몇 달(?) 간을 뉴요커로서 살아야 했었지만요 J

201010 24 We Run Seoul 행사를 마치고 나서 뉴요커를 벗어나려는 제게 마지막 미션이 주어졌습니다. “We Run Seoul 10K” 직전까지 약 2달 간 실시되었던 러닝 트레이닝 프로그램인 “Training Run” 에 꾸준히 참석하여 얻은 포인트를 기준으로 선발된 6명의 고객과 함께 11 28일 멕시코에 열리는 “Corre Mexico DF (Run Mexico City)”에 참가하여 다음 대회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아이디어를 개발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2 5일이라는 정말 빡빡한 스케줄이었지만 저에게는 매우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같은 테마와 컨셉을 공유하지만 그 나라에 맞는 색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는 대회를 직접 보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흥미로운 경험이었고 향후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행사를 기획하는데 있어 값진 배움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 중 이번 출장을 통해 배우고 느낀 몇 가지를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멕시코, 상상 이상의 경험

우선 멕시코라는 곳에 대하여 잠깐 설명을 드리는 것으로 시작하려고 합니다. 여러분들께서는 멕시코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나쵸, 데낄라, 타코와 같은 음식? 98년 월드컵 당시 우리와 상대하며 블랑코의 묘기로 기억에 남는 축구? 아즈텍 문명? 멕시코만의 원유유출? 아니면 메끼꼬에서 온 곤잘레스를 외치는 개그프로그램이 생각나실 수도 있겠네요. 아마 멕시코에 가면 황량한 사막위로 내리쬐는 태양빛에 말라비틀어진 선인장 옆으로 모래먼지가 이리저리 굴러다니거나, 갱단의 폭력이 난무하는 전형적인 남미 후진국의 모습을 상상하시는 분도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2009IMF에 따르면 멕시코는 우리나라와 GDP가 비슷하거나 많을 정도로 경제규모가 큰 나라입니다. 다만, 빈부격차가 심하고 인구가 많아서 1인당 GDP는 우리의 절반 정도에 불과해 후진국 이미지가 아직 강한 편이지요. 근래 들어서 미국과의 국경지대를 비롯하여 일부 지역은 치안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대도시의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지역은 치안유지에 힘쓰고 있어서 늦은 밤 외진 곳에 홀로 다니지만않는다면 안전하다고 합니다(이건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다 비슷한 법이겠지요). 게다가 이 지역에 동양인이 흔치 않아서 동양인에게도 매우 친절한 곳이었으며, 따뜻한 나라의 특성상 느긋하고 평온한 사람들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양한 음악과 미술, 그리고 고대 유물들을 접할 수 있는 박물관 등 문화적으로 풍성한 곳이기도 하고요, 특히 이번 블로깅의 주제가 되는 러닝 문화에 있어서도 우리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큰 열기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사진출처: http://www.flickr.com/photos/pixteca/2815599331/


 2008
년도에 The Human Race 10K가 열린 전세계 25개 도시 가운데 멕시코가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하였으며, 이번 Corre Mexico 10K도 과달라하(
Guadalajara) 와 몬테레이(Monterrey), 그리고 이번에 제가 다녀온 멕시코시티(현지어로는 México DF 라고 합니다.) 3개의 장소에서 열렸을 정도로 러닝이 보편화된 곳이지요.


이처럼 시장잠재력이 크다보니 저희 고객사인 나이키 멕시코에서도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었습니다. 일정 가운데 방문하였던 멕시코시티의 NSW(Nike Sports Wear) Shop 사진을 보시면, 여러분들도 나이키가 얼마나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있으실 겁니다.


WRS VS CORRE MEXICO!

사진 출처 : Nike Mexico


저희가 진행했던 We Run Seoul(이하 WRS) Corre Mexico 는 동일한 글로벌 디렉션에 따라 진행된 이벤트입니다. 그러나 동일한 키비주얼과 컨셉 아래 기획되었지만, 나라에 맞게 색다른 스타일로 진행되어 이런 점을 찾아보는 재미가 매우 쏠쏠했습니다.

● 풍성한 레이스 패킷


  WRS
뿐만 아니라 한국의 러닝대회 레이스패킷에는 정말 대부분 레이스에 필요한 것들 위주로만 들어가 있습니다. 그에 반해 멕시코10K의 레이스패킷은 나이키와 스폰서들의 마케팅 & 샘플링 차원에서 풍성하게 레이스패킷이 구성되어 있더군요.

티셔츠, 기록칩과 같은 기본 레이스 물품뿐 아니라, 타먹는 게토레이 분말스틱, 치즈케익파우더, 키세스 초컬릿, 나이키의 RED 캠페인에 이용되었던 붉은 신발끈, 그리고 스타벅스 무료 쿠폰과, 나이키 매장 방문시의 10% 할인 쿠폰까지!

그리고 우리는 레이스패킷을 엑스포 현장 또는 택배로 배달해주는 데에 반해서 멕시코에서는 대회 1주일 전에 직접 방문수령 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것도 큰 차이점입니다 (물론 이것은 우리나라의 택배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물품보관소와 탈의실이 없다!

Athlete Village(
대회장) 구성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참가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거의 없었습니다. 특히 러닝이벤트의 필수라고도 볼 수 있는 물품보관소 및 탈의실이 없었습니다. (탈의실과 물품보관소로 추정되는 곳은 있으나 이용이 안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러닝 복장으로 대회장으로 직접 찾아오더군요. 이번에 이런 편의시설 문제로 고생을 한 기억이 자꾸 나서 정말 부럽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반면에 VIP라던가 나이키+회원 같은 일부 중요 참가자들에게는 오히려 더 많은 혜택이 제공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나이키+회원만 들어갈 수 있는 나이키+ zone에서는 마사지서비스,케이터링서비스, 편안한 의자 및 나이키+ 기록을 측정 할 수 있는 컴퓨터가 제공되었습니다.

나이키 멕시코가 제공한 유일한 소비자 관련 부스 - Nike+ Zone


 스타트라인 매니지먼트

  출발 1시간 전부터 출발지에서는 신나는 음악과 사회자 멘트가 계속 울려 퍼졌습니다. 스페인어를 모르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마치 라디오 생방송을 하는 듯한 분위기로 대회장에 흥을 돋웠습니다. 특별히 준비운동을 다 함께 하는 프로그램도 없고 그냥 음악에 맞춰 각자 알아서 몸을 풀게 하였습니다.


출발 20분전이 되자 VIP들이 먼저 스타트라인에 서고, 그 뒤를 이어 자신의 기록에 맞게 참가자들이 순차적으로 자리를 채웠습니다. 스타트라인이 넓고 길어서 그런지 매우 여유있고 질서있게 진행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출발 직전이 되니 참가자들이 흥분하는 듯 환호성 소리도 높아지고, 저도 덩달아 심박수가 올라가더군요.


가장 특이했던 점은 첫 번째 출발팀이 러닝을 시작 하기 직전에, 다함께 국가를 제창하고 나서 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멕시코 사람들의 애국심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이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봤다가 바로 고개를 갸우뚱하고야 말았습니다.


광장의 도시, 도심한복판 왕복 8차선을 모두 막고 달린다

 Mexico 10K에서 가장 부러웠던 점은 도시의 가장 메인 도로 전체를 다 둘러막고서 진행하더군요. 그것도 왕복차선을 모두 다 막고서 말입니다. 그 때문에 한쪽에서 다른 편으로 넘어가는 길도 다 막혀서 반대편으로 건너가려면, 철제펜스로 막아둔 주로를 한참이나 걸어가야지 넘어갈 수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시민들에 의해서 엄청나게 항의가 빗발쳤을 텐데, 이 지역 시민들은 대부분 아무런 불평 없이 건너갈 수 있는 곳까지 걷거나, 펜스에서 레이스를 구경하더군요.

그런 이유에서인지 모르겠는데 멕시코시티에서는 밤 8시에 레이스를 진행하더군요. 아무리 그래도 우리나라로 치면 테헤란로 왕복차선을 모두 막고 진행하는 건데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습니다. (나이키 멕시코 분들도 인허가 받는데 매우 힘들었다고 하시더군요 ^^; )

사진의 주황색 부분의 도로는 차량이 모두 통제되어 러너들만 달릴 수 있음

  골인 급수대, 완주기념품, 간식 배부

  Corre Mexico 에서는 골인점을 통과하고 난 다음에 자연스럽게 걸으면서 쿨 다운이 될 수 있도록 급수대, 기념품, 간식배부처는 매우 길게 떨어뜨려서 배치해두었습니다. (이 역시 도로 전체를 통제하니까 가능한 것이었겠죠)  급수대는 전적으로 스폰서인 게토레이에서 맡아서 큰 부스를 차려두고서 참가자들에게 하나씩 음료를 나눠주더군요. 그리고 거의 100미터를 넘게 가야 간식배부처가 나오고, 또 다시 100미터를 가야 완주기념품 배부처가 나오더군요.



한가지 재미있던 점은 간식배부처와 완주기념품 배부처가 부스가 아니라 그냥 테이블 위에 세팅되어있고, 참가자들에게 하나씩 스탭이 건네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우리나라였으면 많은 사람들이 테이블위에 있는 것을 서로 먼저 가져가려고 난리였을텐데 말이죠.

 

 Celebration / 공연

  Corre Mexico의 공연 프로그램에서도 멕시코 정상급 가수들의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공연 무대는 레이스 주로와 반대편에 위치했었는데 자연스럽게 참가자들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즐길 수 있게 오픈해 두어서 엄청난 인파가 몰려서 관람을 하더군요. 역시 재미있었던 것은 라틴 사람들은 정열적어서 공연을 볼 때 많은 사람들이 신이나서 뛰고 노래 따라부르고 그럴 줄 알았는데, 너무 얌전히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도 상당히 의외였습니다.


행사장 중심 VS 참가자 소유물 중심

   정리를 해보면 WRS Corre Mexico, 또는 한국과 멕시코의 가장 큰 차이점은 어디에 중심을 두고서 대회를 디자인하는가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상당 부분이 대회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대회장 내의 제작물에 신경을 많이 쓰고, 각종 스폰서부스, 기타 참가자 편의시설 제공 등 많은 부분들이 대회장 내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만큼 현장에서 볼거리가 더욱 풍성하고 재미있는 대회를 만들려고 합니다. 반면 멕시코에서는 참가자들이 직접 소유하게 되는 물품에 더 신경을 많이 쓴다고 여겨졌습니다. 레이스패킷을 담는 비닐도 별도로 제작하고, 기록칩도 별도로 제작하는가 하면, 스폰서들의 샘플링도 현장에서 배포하기 보다 사전에 배포하여 즐길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대신에 현장의 제작물들의 퀄리티에는 그다지 많은 공을 들이는 것 같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멕시코의 경우는 아마도 다양한 지역을 커버해야 하는 지역적 특수성과 더불어 도로 전체를 막기 때문에 세팅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일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힘든 10km를 완주하고 들어오면서 느끼는 참가자들의 성취감과 행복함은 어느 곳이든 마찬가지일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이키 멕시코에서 올린 Wrap-up 영상과 We Run Seoul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한번 비교해 보시라고 링크해드립니다.

 

Corre Mexico : https://www.youtube.com/watch?v=n39dBfzbnH8

We Run Seoul : https://www.youtube.com/watch?v=E8CdqMBMxKY

KPR 스포츠마케팅팀 신유철 대리